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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 완전한 행복 - 정유정

by 허니3 202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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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종의 기원>으로 잘 알려진 정유정 작가의 신작 소설입니다. 전작과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입니다. 인간의 내면에 관한, 좀 더 자세히는 어느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완전한 행복>, 2021, 정유정

소설 초반을 읽고 나면, 알 수 없는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어느 영화의 문구처럼 직접적인 문장 없이도 살기(殺氣)가 느껴집니다. 초반의 강력한 흡입력과 분위기 조성은 정유정 작가의 탁월한 필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네요. 믿고 보는 작가 답네요.

 

총 3부로 구성된 <완전한 행복>은 1부 그녀의 오리들, 2부 그녀는 누구일까, 3부 완전한 행복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완전' '한' '행복'을 만드는 과정이 한 나르시시스트를 통해 그려집니다. 그녀는 사이코패스처럼 묘사됩니다. 한 가정을 이루고, 완전한 가정과 본인이 원하는 행복을 위해  뺄셈을 시작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죠. 뺄셈의 방식은 본인이 원하는 모든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살인까지도요..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사이코패스는 나르시시스트이다"

 

<완전한 행복>에서는 인물 중심의 내적 갈등과 생각들이 주를 이룹니다. 유나의 언니인 '재인', 전남편 '준영', 남편 '은호', 딸 '지유' 이들의 생각과 행동이 유나를 설명해줍니다. 덕분에 읽는 동안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모습들은 대면하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느끼는 것이 더 실제처럼 다가옵니다. 마치 체험하는듯한,, 느낌이랄까요 

 

<완전한 행복>에서 한 사이코패스에게 방점을 두고 있는 포인트는, '가정환경'입니다. 대부분의 드라마나 소설이 그렇듯 어린 시절의 인격 형성 단계의 아픔이, 어른이 돼서 악(惡)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흔히 볼 수 있죠. <완전한 행복>에서는 자매 관계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습니다. (추가로 시댁 고부갈등도요..)

 

<완전한 행복>의 구성중 특이한 점은, 플롯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화자가 되는 부분이 한 문장도 없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언급했지만 이 부분은 생소해서, 개인적으로 흡입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소설 후반으로 갈수록 "역시나 역시?!"의 전개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어서, 작가가 후다닥 끝맺으려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작가가 독자들을 위한 플롯 구성을 고민한 점이 눈에 보입니다..)

 

사실 작가의 말에도 나오지만, <완전한 행복>은 '고유정 사건'에 모티브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현실이 소설보다 현실보다 더 무겁고,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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