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Call)
감독 | 이충현
출연 | 박신혜, 전종서
※ 넷플릭스 영화
○ 스포 있는 짧은 후기
포스터부터 공포스럽습니다. 단순 스릴러 영화인 줄 알고 접근했다가는 이불을 꽁꽁 싸맬지도 모릅니다. 전(前)과 후(後)로 나뉘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생충>과 비슷한 구조처럼 보였습니다) 영화가 나뉘는 부분은 인물의 전환 시점과 같습니다. 그 포인트는 전종서 배우의 흑화(黑化, blackening) 시점이죠.
전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드라마 <시그널>과 비슷하며, 많은 모티브를 얻은 것 같습니다. 사실 <콜>은 원작을 두고 있습니다. 2011년 영화 <더 콜러>인데, 큰 틀만 따를 뿐 속 내용은 많이 각색되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전화 통화를 매개로 한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라는 큰 틀은 누구에게나 익숙합니다. 감독은 이 부분을 잘 이용했습니다. 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었는지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웬만큼 영화나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과거에서 현재를 바꿀 수 있다는 컨셉을 어려워하지 않다는 거죠.
현재(박신혜)와 과거(전종서)의 대립를 보여주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흑화 된 과거가 칼을 쥐고 현재를 협박하는 구조입니다. '과거를 바꾼다'의 복잡하고 어려운 물리학적 이야기는 뒤로하고, 그 밖에서의 스릴만 건져 올립니다. 미래와 현재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과거의 살인마.. 듣기만 해도 스릴 있는 이야기죠.
배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먼저 영화 같은(?) 대사들은 안쓰고, 일상에서 쓰는 단어들로만 대사를 만든 느낌이라 친근합니다. 거기에 조연배우들의 지원도 빵빵하지만, 결과적으로... 전종서 배우의 연기가 영화를 먹었습니다. 살인마로 변하는 그 지점에서의 연기부터 엔딩까지 미친듯이 질주합니다. 배우가 걱정되는 영화는 또 오랜만입니다. 저런 연기를 해도 지장이 없나 싶을 정도 입니다. 특히나 프레임급으로 변하는 표정은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한 장소, 집 안에서 박혀서 연기만 하는데 장면마다 다른 인물로 느껴집니다.
현재를 사랑하자는 나름의 메시지를 품고 있지만, 결말의 반전 아닌 반전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감독의 의지와도 같은 느낌입니다. 더불어 '굳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기도 하지만 배우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편집을 위한 큰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평을 드립니다.
이충현 감독의 단편 <몸값>에서의 똘기(?)와 스릴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다음 작품에서 터질 것 같은 느낌이네요.
평점 3.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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