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7 (1917, 2019)
감독 | 샘 멘데스
출연 | 조지 맥케이, 딘-찰스 채프먼 | 119분 | 15세 관람가
○ 〈1917〉 초간단 리뷰
매우 큰 스크린과 소리가 빵빵하게 나오는 영화관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알려주는 영화.
일반적으로 전쟁영화의 형식은 승패가 있고, 끝이 있다. 하지만 <1917>은 전쟁의 승리와 패배를 다루고 있지 않다. 시대적인 배경과 전쟁의 경과도 언급하지 않는다. 단지 임무를 수행하는 두 병사와 그들을 따라가는 시선만 있을 뿐이다.
1917년 4월이라는 시간적 단서로 알 수 있는 1차 세계대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두 병사에게 미션이 주어진다. 미션은 바로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매켄지 중령에게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이렇게 두 병사가 달리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는 '원 컨티뉴어스 숏' (하나의 롱테이크로 연출하는 기법)으로 쭉 달려간다. (마치 1인칭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게임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원 컨티뉴어스 숏으로 촬영한 덕에 이 영화는 관객에게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것 같은 극강의 체험을 선사한다. 그리고 후반부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영화가 왜 92회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았는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중간중간 촬영 감독인 로저 디킨스의 이름을 되뇌었다.
<1917>은 기술적으로 완벽한 영화이지만, 감정적으로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인물들의 대사나 개인사는 깊게 다뤄지지 않기에, 감정의 깊이는 얕다. 그러나 이 또한 관객에게 '전쟁의 체험'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춘 샘 멘데스 감독의 의도일 것이다.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두 병사의 임무는 1차 세계대전이라는 단어에 비하면 새발의 피겠지만, 전쟁 속에 놓인 병사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다루고 조명한 것이 의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데본셔 연대에 도달한 주인공이 마주하는 한 병사의 노래는 이 영화의 베스트 컷이라고 생각한다.
생존을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달리는 두 병사의 모습을 보며, 다른 의미로 전쟁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다. 웬만하면... 큰 화면에서 보길 추천
p.s.1 개인적으로는 92회 아카데미 작품상은 <Parasite>가 마땅히 잘 받았다고 생각함 ; )
p.s.2
“기막힌 롱테이크가 끝이 나야 쉴 수 있는 극강의 전쟁 체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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