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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짧은 후기 (스포)

[라이트하우스] 영화 후기 : 어둠과 빛, 소리로 이런 영화를!

by 허니3 2020.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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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트하우스 (The Lighthouse, 2019)

감독 | 로버트 에거스
출연 | 윌렘 데포, 로버트 패틴슨  | 109분 | 청소년 관람불가



 


○ 〈라이트하우스〉 스포 있는 초간단 리뷰 & 해석

두 등대지기가 갈망했던 빛은 열어보지 말아야 했을 상자일지도..

'라이트하우스' 예고편

우선 4:3의 답답한 화면비의 흑백 영화다. 덕분에 화면의 양쪽은 아예 쓰이지 않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도 오로지 2명. 꽉 막힌 화면 속에 오로지 인물의 표정과 행동만 담는다. 주인공 뒤나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가늠할 수 없는 음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980년 뉴 잉글랜드의 한 등대에 4주 동안 근무하게 된 두 등대지기의 이야기이다. 두 등대지기 역은 연기하면 깔게 없는 윌렘 데포와, 요즘 떠오르는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의 백미는 '사운드'다.
영화 시작부터 우웅~, 우웅~ 하고 울리는 사이렌 소리와 철썩이는 파도소리는 영화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보는 이에게 무슨 일이 곧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집중력을 높인다. 그리고 나지막이 울리는 윌렘 데포의 목소리는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 또 하나의 장점은 흑백이다.
밤이 되면 식탁 위의 등불을 제외하면, '가장 밝은 것'은 저 높이 있는 등대. 즉, 흑백 화면 속에서 가장 빛나는 등대의 흰 빛은 낮게 깔린 검은색 어둠과 아주 대척점에 있다. 심지어 어두운 바다는 등대의 빛을 더더욱 빛나게 한다. 게다가 주인공들은 밤이 되면 등대만 바라보는 그 '갈망'은, 그들이 빛이 가진 희망과 신비를 원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주인공들의 식탁의 등불 아래서 먹고 마시는 장면에선, 마치 4:3 화면비가 어둠으로 인해 확장된 것처럼 보이는 착각을 주기도 한다. 어둠이 화면을 넓게 보이게도 하고, 좁게 보이게도 한다.

◇ 경계를 알 수 없는 현실과 꿈
두 주인공이 술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장면이 반복된다. 해변에서 인어를 만나는 장면이나, 등대 아래 괴물의 모습까지. 고립된 곳에 갇힌 내면적인 혼란이 슬슬 발동되는 것이다.

바다에서 죽은 선원의 영혼이 깃든 갈매기를 죽이면 안 된다는 금기를 어기면서 스스로 그 금기에 갇혀버리게 된 것이다. 토마스(윌렘 데포)와 에프라임(로버트 패틴슨)은 서로의 광기를 미루면서 스스로 무너져 간다. 폭풍우가 부는 날 술에 절어 보급선을 놓치게 되지만, 그 조차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리고 결국 둘은 스스로 파괴되고, 가지 말아야 할 등대 열쇠를 쥔 에프라임은 결국 등대 빛을 보고 눈이 멀어 갈매기의 밥이 된다. 그리고 그 결말은 '프로메테우스'를 떠오르게 한다.

◇ 은유와 은유로 범벅된 영화이지만,
은유로 범벅이 된 멋진 영화지만, 사실 보는 사람에겐 꽤 어려운 영화다. 하지만 그런 은유적인 파헤치지 않아도, 독특한 화면비가 주는 명암의 효과와 심장을 울리는 사운드, 그리고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지려고 하면 할수록, 스스로 파괴하는 내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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