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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짧은 후기 (스포)

가버나움(Capernaum, 2019)

by 허니3 2019.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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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대작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가버나움이라는 생소한 제목이 와닿지 않았지만, 많이 들어본 단어 같기도 했다. 제목과 느낌만으로도 생소한 이 영화는 다소 생소한 환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버나움은 난민들의 이야기이다. 살곳이 있지만 살 수 없는 환경과 맞서 싸우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난 행복하구나’ 였다. 먼 곳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꼈다. 극중 대사에 ‘당신이었으면 자살했을거다, 살수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 는 말이 와닿았다.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좌절하고 일어날 수 없었을거다. 그럼에도 주인공 자인은 꿋꿋하게 살아간다. 자기 여동생을 지키려는 열정도 남아있다.

​라​힐과 요나스를 만난 이후 자인이 보여주는 모습은 생존에 대한 열망과 살아가려는 처절함 그 자체였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살며 어떻게든 돈을 벌기 위해 길거리를 전전하며 보드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애처롭고, 안쓰러웠다.

그럼에도 요나스와 함께 냄비를 두드리고, 몰래 티비를 훔쳐보며 춤을 추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건 다행인걸까.. 영화는 난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자인이 자기의 부모를 원망하게 만든 그 환경과 모든 요인들을 ​탓할 뿐이다.

​그리고 ​짝 웃는 자인의 모습은 해소의 모습이 아닌, 웃을 수 있음에도 웃을 수 없었던, 그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애절한 장치임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영화를 다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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