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드라이버의 각본가 폴 슈레이더의 연출작. 포스터 첫 느낌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인 것 같았고, 줄거리를 보고 나니 정적인 종교영화 인것 같았다. 물론 이 생각은 틀렸다. 양쪽 다 아니다. 〈퍼스트 리폼드〉는 겉으로 훑고 지나갈 영화가 아니다. 에단호크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잘 어울리지 않을거란 생각은 했다.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고는 말은 못하겠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에단호크의 연기가 일품이다.
환경문제를 시작으로 주고 받는 초반의 대화는 이 영화의 주제다. '환경파괴' 라는 키워드가 주제라는 얘기가 아니다. 환경문제는 표면적인 출발점이다. 실질적으로는 톨러 목사의 내면의 시작점을 봐야한다. 그러나 그 시작점은 영화에서 찾기 어렵다. 표면적으로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과 이성이 대결하도록 만드는 각본들을 많이 봤다. 〈퍼스트 리폼드〉에서는 이성을 '신념'으로 대체했을뿐인데, 그 파급력은 대단하다. 신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목사가 겪는 불신이 꾹꾹 눌려있고, 과부가 된 여자를, 그것도 자기 교회에 다니는 성도를 사랑할 수 없는 처지도 꾹꾹 눌려있다. 한 사람의 신념과 감정, 그 모든 것이 꾹꾹 눌려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지루할 수 있다. 그치만 이 고비를 넘으면 미친 후반부가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이 터져나오는 때. 미친 후반부.
흔히 영화가 끝나면 여운이 긴 영화를 좋은 영화로 꼽는다. 이 영화는 좋은 영화다. 마지막 20분정도의 모든 장면들이 대단하고, 손에 땀이 나게 할 정도로 스릴이 넘친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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